[박재성 채식 전문가 칼럼] 더 많은 단백질이 더 강한 면역을 만든다고?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박재성 승인 2020.09.19 06:04 | 최종 수정 2020.09.20 19:29 의견 0



박재성 채식칼럼가
박재성 채식칼럼가

 

[에이코=박재성 채식 칼럼] 코로나19가 터지고 난 뒤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면역'이다. 많은 국가 그리고 연구기관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그 어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오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간이 가진 스스로를 방어하고 치유하는 힘인 '면역'이 자연스레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조사 기관에 따르면 국내 성인남녀 10명 중 7명 이상이 코로나19 이후 면역력 향상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최근에 '면역'과 함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있으니 바로 '단백질'이다. 단백질이 면역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준다는 이유에서다. 건강보조식품업계는 물론 이젠 과자회사까지 단백질 관련 식품을 만들고 있다.

소비자의 반응도 뜨겁다. 한 과자회사가 만든 프랑스산 초유, 우유, 완두를 주원료로 만든 (고단백) 프로틴 제품은 올해 1월 출시해서 최근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전에는 몸매 관리와 다이어트를 위해서 젊은 층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던 단백질 강화식품이 건강을 위해 중장년층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그 덕분에 관련 업계는 단백질 기능 식품 시장이 2019년 500억에서 2020년 1,000억대로 성장했다고 추정했다. 바야흐로 '단백질 전성시대'이다.

그런데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단백질 강화식품이 우리 몸에 진짜 좋은 것인지는 한번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시판되는 제품들이 '고농축', '고단백'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니 이렇게 물어보면 되겠다. "단백질을 많이 먹는 것이 우리의 면역을 강화하고 더 건강하게 해주나요?"라고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우선 우리 몸은 섭취되는 모든 것 중 필요한 양을 제외하고는 몸 밖으로 배출 시킨다. 비타민C 관련 제품을 먹어본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왜냐면 몸에 좋다고 하는 비타민C를 먹은 날이면 소변의 색이 유난히 노랗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몸에 흡수되고 난 나머지 비타민 성분이 몸에서 배출되기 때문이다. 단백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단백질도 우리 몸에 필요한 양을 제외한 나머지는 몸에서 비타민C와 마찬가지로 배출된다.

문제는 단백질은 비타민C보다는 훨씬 복잡한 물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 상태에서 섭취되는 단백질이 아닌 가공식품은 광고에서 전달하는 바와 같이 상당히 많은 단백질이 함유돼 있다.

그래서 특히 배출을 위해서 우리 몸이 하는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본의 저명한 당뇨 전문의 '마키타 젠지'는 저서 <식사가 잘못 됐습니다>에서 인공적인 식품에는 자연식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단백질이 들어 있고, 단백질에 의해 몸속에서 생성되는 요소질소 같은 독소는 신장에는 여과되어 오줌으로 배출된다고 했다.

이렇게 인공적으로 다량의 단백질을 섭취하면 몸속에서 독소를 여과하다 신장에 무리가 가서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단백질을 다량으로 섭취하면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말이 단백질에는 적용되기 어려운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루에 얼마 정도의 단백질을 먹는 것이 좋을까?

예일대학교 생리화학 교수였던 러셀 헨리 치턴트 교수가 100년도 전에 밝힌 인체실험을 통해 밝힌 사실에 따르면, 불과 35~45g의 단백질 섭취만 있어도 건강하게 사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 양은 자연 상태의 식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채워질 양이라고 덧붙였다. 단백질의 소화와 배출에 관해서는 그도 위에서 언급한 마키타 젠지 박사와 같이 그 기능을 간과 신장이 도맡아서 하는데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을 통해 들어오는 과도한 단백질을 소화하기 위해 우리는 신장 기능의 1/4를 잃는다고 했다.

나는 지금 상황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동물성 식품을 섭취를 통해 이미 충분한 양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코로나19로 면역에 관심이 쏠리면서 등장한 고농축 단백질 식품이 업계가 1년 사이에 2배나 성장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너무나 많은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고 있다.

어느 기사에 실린 주부의 인터뷰에서는 아이들 건강을 생각해서 간식거리로 먹이기 위해 관련 식품을 대량으로 주문했다고 했다.

문득 옛날 약장수가 사람들을 모아놓고 팔던 만병통치약이 생각난다. 바르기만 해도 갖고 있던 모든 병이 씻은 듯이 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팔던 그 빨간약 말이다. 너도나도 몰려와서 사가곤 했다. 근데 그 약이 진짜 만병에 효과가 있었던가? 모르면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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